논문초록의 길이가 인용 빈도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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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인용 횟수는 연구 가치, 연구자의 경력에 큰 영향을 미치며, 지원금 대상자 선정에도 높은 비중으로 반영됩니다. 이는 곧 연구의 타당성과 성공 여부를 말하는 수치인 것이지요. 따라서 연구자는 인용 빈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을 갈망합니다. 최근 논문 초록의 길이와 컨텐츠가 인용 빈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란이 있었으며, 이 문제에 대해 다루어 보겠습니다.
지난 해, 이러한 영향에 대한 두 개의 논문이 발행되었으며, 두 논문의 결과가 상반되기에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015년 4월, PLoS 전산생물학지에 논문 초록과 인용빈도의 상관성에 관한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시카고 대학 교수인 알레시나 박사는 대학원생에게 논문 집필과 관련된 자신의 조언을 뒷받침할 경험적 데이터를 연구했고, 이를 해당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알레시나 박사는 가능하면 논문 초록을 짧고, 단순, 명확하게 작성하라고 지도해 왔는데, 초록 작성 방법과 실제 논문의 인용 빈도가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해 보기로 결심한 것입니다.
박사는 다양한 과학 분야의 일 백만 개의 논문 초록을 이용하여 자신이 조언한 규칙과 인용 빈도의 상관관계를 테스트해 보았습니다. 문장 길이와 단어의 유형도 동일 저널에 실린 다른 논문과 비교해 보았습니다.
연구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예상과 달리 길고, 중복 단어가 많으며, 서술적으로 작성된 초록을 가진 논문이 인용되는 빈도가 더 높았습니다. 다시 말해 형용사, 부사 등의 수식어가 많고, 색다른 단어를 쓰거나 긍정적인 단어를 쓴 논문의 인용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반면, 간단하고 일반적인 단어를 쓴 논문의 인용 빈도는 낮게 나타났습니다.
물론 분야 별로 차이는 있었습니다. 생물학, 심리학에서는 현재형 시제를 쓰는 것이 인용 빈도를 상승시킨 반면, 화학, 물리학에서는 반대였습니다. 물리학이나 수학에서는 짧은 문장이 유효 했습니다.
알레시나 박사는 이 연구에서 지금까지 지도했던 내용, 즉, 간결하고 전문적인 용어를 피하라고 조언한 것이 오히려 논문 인용 빈도를 낮춘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진은 데이터베이스의 특성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독특한 단어나 설명을 가진 논문 초록이 데이터베이스 검색에 나타날 확률이 더 높았고, 따라서 인용될 확률도 높다는 것입니다. 반면 짧고 간결한 초록은 키워드 검색에서 검색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온다고 보았습니다.
2015년 8월 영국 워릭대학교 렛치포드 박사는 ‘초록 길이가 인용 빈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제목으로 동일한 문제를 연구했습니다. 렛치포드 박사가 초점을 둔 것은 논문의 제목이었고, 초록의 제목이 짧을수록 더 많이 인용되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렛치포드 박사는 여기서 더 나아가 2016년, 언어의 사용 방식과 길이 등이 인용 횟수에 미치는 영향을 N-다이어그램으로 평가했습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알레시나 박사의 연구와 완전히 달랐습니다. 렛치포드 박사는 간단한 단어를 쓰면 인용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통계적으로 옳다고 주장했습니다.
렛치포드 박사의 전반적인 결론은 초록에서 같은 단어를 두 배 더 사용하면 인용 가능성을 0.7%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알레시나 박사의 주장과는 다릅니다. 렛치포드 박사는 연구자 이 짧고, 간결하고, 중복 단어를 많이 사용하여 다른 연구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연구자는 어떻게 초록을 작성해야 할까요? 실증적 데이터를 통해 보면, 논문의 인용 빈도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매우 다양합니다. 논문 작성 요령, 저자의 제1언어, 저널의 스타일 등 많은 변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규칙이나 가이드라인을 정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은 연구의 수준과 질입니다. 논문 내용이 탁월하다면, 초록의 길이나, 수식어 개수에 관계없이 다른 연구자들이 인용할 것이고, 당연히 인용 빈도도 올라 갈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