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액세스를 둘러싼 엘스비어와 유럽 연구자 컨소시엄들 간의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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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v 02, 2017   Enago Academy   : Comments Off on 오픈 액세스를 둘러싼 엘스비어와 유럽 연구자 컨소시엄들 간의 대립

  : 업계동향, 출판소식

오픈 액세스 (Open Access)는 연구논문을 자유롭게 열람하여 이용자들이 혜택을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는 구독료를 내고 논문을 열람하는 현재의 학술 출판 시스템에 변화를 요구함으로써 기존 출판사들과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오픈 액세스가 갖는 취지와 명분은 좋지만, 구독료가 수익원인 기존 학술출판사들에게는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일 뿐 아니라, 자신들이 구축해온 생태계가 변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출판사들은 논문 구독 고객인 학술 기관들과 협력해야 하면서도 오픈 액세스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픈 액세스의 문제는 현재 학술 출판사들이 받고 있는 논문 구독료의 수준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학술 기관들은 자신들이 구독하는 저널의 논문 구독료가 높아 연구의 개방성과 확산을 저해한다고 봅니다. 더 큰 문제는 주요 대형 학술 출판사들이 높은 이익을 취하면서도 해마다 논문 구독료를 인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학술 출판사인 엘스비어 (Elsevier)의 2010년 수익률은 36%로 그 해 아마존, 구글, 애플의 수익률보다 더 높았습니다.* 핀란드 학술 기관들은 2011년 7백만 유로의 구독료를 내다가 2016년에는 1천만 유료를 지불 했습니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협회 (Max Planck Society)에 따르면, 전 세계 학술 기관들은 논문 한 편당 3천 8백에서 5천 유로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학술 기관 입장에서는 인상되는 구독료를 감당하기가 벅차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자 합니다.

최근 독일에서 60개 공립도서관, 대학 및 연구기관이 만든 Projekt DEAL이라는 컨소시엄이 엘스비어의 출판물에 대한 구독료 계약을 다시 체결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해 왔습니다. 컨소시엄측은 오픈 액세스를 확산하기 위해 엘스비어에게 전향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그들은 일년에 한 번씩 공정한 가격의 구독료를 내고 독일에서 출판되는 모든 논문들을 오픈 액세스로 출판하고 모든 소속 기관들이 엘스비어의 논문들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소속 기관들의 구독료를 낯출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핚계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컨소시엄은 이런 지지를 기반으로 엘스비어와 협상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엘스비어가 높은 가치를 지닌 고객이자, 유럽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강력한 국가 (독일은 유럽에서 경제적 파워가 가장 큰 나라임)와 대규모 학술 연구 시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엘스비어는 독일에서 출판된 논문들을 오픈 액세스로 하면서 다른 지역에서 출판된 논문까지 무료로 보는 것은 비용구조상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엘스비어는 이런 제안에 대응하기 위해 오픈 액세스 출판을 지역별로 다른 모델로 전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즉, 지역별로 선호되는 오픈 액세스 출판방식에 맞춰 출판사들이 특정 논문을 각 지역에 따라 다른 조건으로 제공하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논문을 출판하는 저자가 비용을 지불하고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골드 오픈 액세스 방식을 적용하고, 미국이나 아시아 같은 다른 지역에서는 일정 기간 유예 기간을 두고 공개하는 그린 오픈 액세스 방식을 적용하자는 것입니다.* 이런 엘스비어의 제안은 지역간 이해관계 차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시간을 벌고, 통일된 오픈 액세스 방식의 출범을 지연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일부 오픈 액세스 찬성자들은 엘스비어가 오픈 액세스의 개념을 자의적으로 재정의하려고 한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엘스비어는 현재 이 협상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협상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혹시나 다른 지역의 연구기관들이 동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편 핀란드에서도 도서관 컨소시엄이 최근 2년 동안 엘스비어와 가격 협상을 진행하다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이에 핀란드 도서관 컨소시엄은 “No Deal, No Review“를 기치로 엘스비어 저널의 리뷰를 거부하는 보이코트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에는 2016년 이후 약 2,700여 명의 연구자들이 동참했습니다.

엘스비어는 핀란드 컨소시엄이나 독일 컨소시엄에 대해 세계 다른 지역의 학술 기관들에게 적용되는 모델을 동일하게 적용하려 하고 있습니다. 두 컨소시엄은 비용을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연구비는 엘스비어가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지원합니다. 이런 연구 지원금을 통해 출판된 논문을 연구 과정에 직접 기여하지 않는 출판사가 30%가 넘는 높은 이익을 가져 가면서 과도한 구독료를 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아직 독일 및 핀란드 컨소시엄과 엘스비어의 협상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엘스비어는 여기서 밀리면 전 세계에 동일한 사례가 적용될 것을 우려합니다. 따라서 앞서 제시한 지역별 차별 모델을 적용하자는 논리를 주장하면서 높은 이익에 대한 비판을 누그러뜨리는 방안을 모색할 것입니다. 오픈 액세스는 이상적이고 긍정적인 방향이지만, 오픈 액세스의 주체들이 현재의 생태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출판사와의 게임에서 협상력을 가져야만 유리합니다. 독일과 핀란드가 현재 그 게임을 주도하고 있지만, 더 많은 기관들의 동참을 확보해야만 오픈 액세스의 진전이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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