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게이트, 정보 공유와 협업을 통한 학문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인가?
과거에는 과학자들이 다른 연구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거나 지원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같은 분야의 연구자가 아니면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무엇을 연구하고 있고, 자신의 분야와 관련이 있는지, 같이 협력할 수 있는지를 쉽게 알 수가 없었습니다.
리서치게이트 (ResearchGate)는 과학자들과 연구원들을 위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입니다. 리서치게이트는 2008년에 바이러스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이아드 매디시(Ijad Madisch) 박사와 물리학자인 쇠렌 호프마이어 박사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이 서비스는 단순히 연구원들의 네트워킹만 장려하는 게 아니라 이들이 논문을 서로 공유하고, 질문과 토론을 하며, 함께 할 협력자들을 찾도록 도와줍니다. 리서치게이트에서 연구자들은 다른 회원들을 팔로우하고, 공유된 논문에 대한 리뷰를 쓰기도 합니다. 그리고 연구자들의 논문 출판 정보가 색인되므로, 이를 통해 유사한 관심을 가진 연구자들을 직접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리서치게이트는 실제 활동하는 사용자수를 기준으로 학술연구분야에서는 가장 큰 소셜 네트워크라고 합니다.* 영국의 타임즈고등교육 (Times Higher Education)의 2016년 기사에 따르면 학술 분야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 가운데 리서치게이트가 제일 크고 다른 서비스들의 거의 두 배 이상으로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최소 한 개 이상의 논문을 출판한 적이 있는 응답자의 61퍼센트가 리서치게이트 프로필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리서치게이트와 유사한 서비스로는 구글 스칼라 (Google Scholar), 엘스비어 (Elsevier)의 맨들레이 (Mendeley) 등이 있습니다. 등록된 이용자 수로는 구글 스칼라가 더 많지만, 연구원들은 논문 구글 스칼라를 논문 검색용으로 주로 이용하고 있고, 실제 출판논문을 열람하는데는 리서치게이트를 더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리서치게이트의 전체 가입자는 1천2백만을 넘어 섰습니다.* 물론 4억7천3백만 가입자를 가진 링크드인(LinkedIn)과 같은 범용 소셜 네트워크와 비교할 수 없지만, 리서치게이트의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올리고 공유하는 과학 논문은 2016년에 2백5십만 편에 이릅니다. 설립자인 이아드 매디시에 따르면 이 숫자는 리서치게이트가 출범 4년만에 모은 숫자와 같다고 하니, 그 빠른 성장세와 적극적인 활용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리서치게이트는 이외에도 연구자들을 연결시켜주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2009년 비즈니스위크 (Business Week)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의 과학자들과 선진국의 과학자들을 연결함으로써 개도국에서 혁신을 촉진하는 강력한 연결고리가 된다고 했습니다. *
그러나 리서치게이트도 비난거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리서치게이트는 서비스 초기에 회원들이 저술한 논문의 공동저자들에게 원하지 않는 이메일을 발송하여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용자가 일부러 선택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마치 그 이용자가 공동 저자들에게 보내는 것처럼 하여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이 기능은 2016년 11월에 삭제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웹 상의 정보를 끌어 모아 실제 존재하지 않는 사람의 프로필을 생성하여 운영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리서치게이트는 또한 가짜 출판사나 “유령 저널”, “약탈적 저널”과 같은 부정적인 저널을 잘 걸러내지 못하고, 이 때문에 연구자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는 비평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회원들이 저작권이 있는 출판물들을 공유하여 저작권을 침해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2017년 초, 리서치게이트는 빌 게이츠, 골드만 삭스, 웰컴 트러스트 등으로부터 5천 2백 6십만 달러의 추가 투자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받았던 투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현재까지 전체 투자액이 1억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이제 연구논문과 자료를 공개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경향은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향후 기술이 발전하면 연구 분야와 경계를 넘나들며 이러한 공개와 공유가 확산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암을 연구하는 의학자들이 우주정복 게임 (Space Invaders)에서 영감을 얻어, 게임의 방식을 통해 유전자 배열을 분석하려 할 수 있습니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게임을 통해 실제 암 연구와 진단, 처방 시뮬레이션 등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의 공유와 토론, 그리고 협업을 활성화하는데 리서치게이트의 역할이 크고 중요합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있었던 부정적인 측면과 투명성을 개선해 나가야 그 역할이 더 빛나고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과학계를 비롯한 전체 연구계에서 공유와 협업을 통한 학문 발전이라는 명제를 위해 리서치게이트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더 큰 역할과 미션을 감당해 나가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