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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의 슬럼프, 거절과 실패로 전화위복 하기

“죄송합니다… 안타깝지만…”

메일을 읽거나 팝업 사이트에서 이런 말로 시작한다면 마음이 무너져 내릴지도 모른다. 합격 등 좋은 소식은 으레 먼저 축하한다는 말로 시작하지, 안타깝게도(Unfortunately) 혹은 죄송하지 만(we’re sorry to tell you)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불합격, 탈락, 선정취소 등 수많은 거절. 누군가는 하면 모두 되는 것 같은 삶을 살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수많은 도전과 수많은 거절 앞에 잠시 주춤하곤 한다.

거절당하는 경험은 학계에서도 늘 있는 일이다. 교수, 학생, 연구원, 포닥 모두 과제를 여러 개 쓰고 몇 번씩 떨어지기도 하고, 논문을 투고했을 때 거절되기도 한다. 논문 심사나 디펜스를 다시 해야 하기도 한다. 일상에서는 교수와의 면담 때 고심 끝에 낸 아이디어가 거절당하기도, 열심히 해서 낸 데이터와 연구 결과가 퇴짜맞기도 한다. 연구원에게 슬럼프가 될 수 있는 거절은 일상적이다.

거절이 고통스럽고 두려운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거절은 의사 표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100번 거절당하기 프로젝트로 유명해진 시안의 말에 따르면 거절은 인사일 뿐이다. 내가 짜장면을 먹기 싫다고 해서 짜장면이 세상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음식이 아니듯, 거절을 당했다고 해서 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신감은 그대로 두고, 자신을 믿되, 거절의 이유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건강하게 거절을 받아들이는 5가지 방법

고통스러워도 건강하게 거절을 받아들이기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연구원 슬럼프를 피해갈 수 있는  정신과 마음 모두 건강한 사람들이 거절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라고 한다.

첫 번째: 감정을 받아들인다.

화나 고통, 우울감을 억누르거나 부인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민망하거나, 슬프거나, 실망하거나 의기소침해졌다면 그 감정을 인정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감정도 잘 대처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어야 불편한 상황을 건강하게 이겨낼 수 있다. 지금 마주친 거절이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었다는 식으로 생각하면서 많은 감정을 최소화하는 것은 오히려 고통을 지속할 뿐이다.

두 번째: 거절은 스스로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한 번도 거절을 당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안전지대’에서 너무나도 오랫동안 머무르고 있다는 것의 방증일 수도 있다. 거절은 더 많은 기회, 더 발전된 나를 위해 끝없이 도전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세 번째: 자신에게 너그러워지자.

스스로 바보라거나, 능력이 없다고 깎아내리지 말고 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자신을 토닥여주자. 사람들은 너무나도 쉽게 자신을 자책하고, 더 성장하거나 더 성공적으로 일을 처리하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적당한 질책과 객관적인 평가는 오히려 거절이나 실패의 순간에서 더 좋은 기회,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돕지만, 과한 질책은 매우 해롭다. 세상에서 자신의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자.

네 번째: 거절이 자신의 가치를 매기지는 않는다.

거절은 단 하나의 사건이고 한 사람 혹은 한 단체의 의견일 뿐, 나의 가치를 깎아내리거나 정의하지 않는다. 거절과 자신의 가치는 확연히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연구원이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거절의 경험이 자존감을 앗아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다섯 번째: 거절의 경험에서 배운다.

거절을 당했다고 해서 그 아픔과 고통을 견디고 참지만 말고, 스스로 더 맞는 기회가 무엇인지,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를 찾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번 일로 내가 얻은 것이 무엇이지?’ 라고 물어보는 게 좋다. 원하는 분야에서 더 내가 성장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도 있고, 이러한 거절의 경험이 사실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을 배울 수도 있다.

애플에서 해고된 스티브 잡스, 더 화려하게 돌아오다

명하면서 또 가장 실패를 기회로 되돌린 예로 스티브 잡스의 일화가 있다. 스티브는 1955 년 2 월 24 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님은 그를 입양 시키려고했다. 그는 중산층 가정인 폴 (Paul)과 클라라 잡스 (Clara Jobs)부부 에게 입양되었으며, 잡스(Jobs)라는 성을 갖게 되었다.

실리콘 밸리에서 자란 잡스의 주변에는 엔지니어들이 많았다. 잡스는 이 영향을 받아 주말에 항상 차고에서 기계를 다루었다. 그는 13 세의 나이에 18 세의 스티븐 워즈니악 (Stephen Wozniak)을 만났는데, 워즈니악은 이후 잡스의 인생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 할 사람이었다.

그는 인문학에 도전했지만,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가 게임 회사였던 아타리에서 일하면서 워즈니악과 더 가까워졌다. 당시 워즈니악은 Homebrew Computer Club에 다니며 개인용 컴퓨터 키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잡스는 이런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이라는 벤처 사업을 시작했다. 워즈니악은 컬러 그래픽을 지원하는 강력한 시스템 인 Apple II 컴퓨터를 만들고, 여기에 잡스가 마쿨라를 설득하여 애플에 약 25만 달러를 투자하게 하면서 애플의 위대한 첫 걸음이 시작되었다.

스티브 잡스는 후속 애플 컴퓨터와 리사의 개발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두 프로젝트 모두 실패하고 만다. 무리한 출시, 소프트웨어 부족, 그리고 비싼 가격이 그 이유였다. 스티브잡스는 이런 실패에 트라우마가 있었는지 다음 출시한 매킨토시의 완성도에 집중했고, 작은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매킨토시는 짧은 성공 이후 급격히 매출이 하락했고, 잡스는 이런 실패에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고용한 스컬리에 대한 지원을 철회했다.

그의 독불장군과 같은 결정과 완고함에 결국 스티브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나게 된다. 실패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 그 이유였다. 이것은 그가 창업한 회사를 그만 두는 수준이 아니었다. 잡스가 아버지라고 생각했떤 마쿨라, 아서록, 스컬리 등으로부터 버림받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잡스는 실망하기도 했지만,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반성,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구체화한다. 그리고 넥스트를 설립했다. 넥스트에서도 실패를 거듭하였지만, 잡스는 ‘혁명적인 변화’ ‘창조적인 일’에 대한 사랑으로 픽사를 세우고 토이 스토리를 탄생시킨다. 픽사는 1980년대 애플에서 벌어들인 돈의 다섯 배에 해당하는 15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였다. 이에 따라 그의 위치가 회복되었으며 결국 다시 한번 애플의 CEO가 되어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감사한 거절

애플에서 해고되었던 그 엄청난 일을 스티브 잡스. 그는 자기 실패를 떠올리며 오히려 실패의 경험이 그가 더욱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그때는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된 것은 제가 겪었던 일 중 최고 중의 하나였습니다. 성공한 사람의 무거움은 다시 초심자의 가벼움으로 바뀌었습니다. 모든 것이 덜 확실했지요. 그것은 내 인생에서 가장 창조적 시기로 들어가는 데 힘이 되었습니다 … 제가 만약 애플을 떠나지 않았다면 이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거라 확신할 수 없습니다. “

연구원들은 슬럼프에 빠지지 않고 거절당한 경험 그 자체를 인생에 이용할 수 있다.스티브 잡스는 애플에서 쫓겨난 후 자신을 돌아보고 사람들에게 사과하며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창조적인 일에 매진하면서 다시금 애플로 들어가 그가 애플에 꼭 필요한 사람임을 다시 증명했다. 이와 비슷하게 거절이 주는 장점이 있다.

첫 번째로, 거절당한 경험은 더 창조적인 생각과 일을 하도록 돕는다. 논문, 실험 결과, 제품, 기획안 등 사람들이 받아들일 ‘새로운 방법’을 찾는 시간을 마련해 준다. 두 번째로, 인격이 성장하도록 돕는다. 무언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하는지를 보면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다. 스스로 몰랐던 성격을 깨달음으로써, 더 나은 사람이 될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언가 증명할 것이 생긴다. 스티브 잡스뿐 아니라 ‘스타가 될 수 없다’는 말을 들은 해리슨 포드,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들은 월트 디즈니 등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거절당하면서 들은 말과 그 경험에서 자신을 증명할 동기를 찾았다.

연구원에게 슬럼프가 될 수도 있는 거절은 거절일 뿐, 절대 나 자신의 가치를 부정한 것이 아니다. 한 도전, 한 상황, 한 사안에 대한 타인의 의견일 뿐이다. 그러니 거절을 당했다면 오히려 감사하자. 객관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고, 발전할 시간이 주어졌다. 자신감을 갖고, 건강한 피드백을 받은 것에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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