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터블 피어리뷰(Portable Peer Review)

연구자들에게 논문 제출 후에 거치는 피어리뷰 과정은 길고 부담스러운 과정입니다. 평균 피어리뷰 기간은 80일입니다. 저널 측의 보완 요청과 또 한번의 리뷰 과정을 감안하면 더 길어집니다. 더구나 논문을 제출한 저널로부터 거절당했을 때 다른 저널에 제출하면 동일한 피어리뷰 과정을 반복해서 겪어야 합니다. 피어리뷰 자체의 취지는 정당하지만, 연구자 수가 늘어나고 저널에 제출되는 논문의 숫자가 급증하면서 논문의 수용률은 낮아지고, 피어리뷰의 부담도 확대되었습니다. 여기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 출판 지연 등으로 인한 문제는 아무리 뛰어난 연구자들이라도 맥이 빠지게 만듭니다.

 

출판계내에서도 이런 시스템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 왔고, 그 중 하나가 포터블 피어리뷰입니다. 포터블 피어리뷰의 핵심은 피어리뷰 과정을 줄이는 것입니다. 이미 피어리뷰 과정을 거쳤으면 다른 저널에서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게 하거나, 아예 저널과 무관한 독립 기관에서 피어리뷰를 거치고 이를 복수의 저널에 통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우선 자신의 논문을 독립 피어리뷰 서비스 업체에 유료로 의뢰하고, 이 업체는 피어리뷰한 논문을 여러 출판사에 제출합니다. 이 컨셉은 Rubriq라는 회사가 시작했습니다. 논문의 저자들은 $600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고 피어리뷰를 요청하며, 리뷰어들은 자신의 리뷰에 대해 $100의 보상을 받습니다. 이 서비스는 속도가 빨라 보통 일주일 내에 리뷰가 진행됩니다. 동일한 컨셉의 서비스로는 핀란드의 Peerage of Science가 있습니다. 이들은 1천명 이상의 자체 리뷰어 과학자들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앞서의 Rubriq와 다른 점은 논문을 제출하는 저자들이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저널들이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널들은 채택된 논문에 대해서만 연구자들에게 리뷰 비용을 청구합니다.

 

다른 하나의 축은 컨서시엄 피어리뷰입니다. 복수의 출판사들이 컨서시엄을 구성합니다. 저자들이 이 컨서시엄의 회원사인 저널에 논문을 제출하고, 이 저널이 피어리뷰를 합니다. 논문이 거절되면 이 출판사는 컨서시엄 내의 다른 출판사에게 리뷰 보고서와 함께 논문을 보냅니다. 이렇게 하면 논문을 받은 컨서시엄 내 다른 출판사들은 피어리뷰를 다시 할 필요가 없어, 출판사 뿐 아니라 저자들의 시간과 비용을 줄여 줍니다. 대표적인 컨서시엄 피어리뷰로 Neuroscience Peer Review Consortium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 컨서시엄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형태의 컨서시엄은 회원사들 간의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들에게 저널에 논문을 제출하고 수록되는 과정에서 가장 소모적인 과정 중의 하나가 피어리뷰입니다. 따라서 기존 피어리뷰 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대안이 제시되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이러한 대안들이 잘 작동하려면 독립 피어리뷰 서비스의 역할 뿐 아니라 저널과 출판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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