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리뷰 과정은 투명해야 하는가?
피어리뷰 과정은 논문의 완성도 및 저널 게재 가능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피어리뷰에 한정된 소수의 학자들만이 참여하기에 폐쇄성에 관한 논란은 있지만, 전문적인 리뷰를 받아 논문 게재 승인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피어리뷰는 여전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익명성의 기준과 그 대안에 대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익명성의 기준
피어리뷰 과정의 익명성은 출판의 진실성(무결성)을 위한 것입니다. 즉, 리뷰어들은 리뷰와 관련하여 학문적 또는 인사상 보복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편견 없이 균형된 리뷰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이 때 중요한 점은, 피어리뷰 과정은 어디까지나 리뷰어 자신을 위한 과정이 아닌 연구 논문을 위한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즉, 리뷰어가 느낀 점을 진실되게 말할 수 있으므로,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취지입니다.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피어리뷰는 그 특성 상 리뷰어와 리뷰를 받은 논문 작성자의 입장이 엇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연구자는 리뷰어가 자비로운(?) 리뷰를 해주기를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고의적으로 논문에 대해 악의적 평가를 하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리뷰어도 사람이므로 논문 주제에 대해 자신도 모르게 편견이 개입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편견의 개입이 리뷰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뤄질 경우도 많으며, 리뷰어들의 숫자가 한정된 경우는 다른 리뷰어의 편견을 지적하거나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만약에 누가 리뷰를 하는지 알려진다면, 리뷰와 관련된 모든 이슈들을 공개적으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리뷰어의 신원정보가 공개되면, 리뷰어들은 자신의 리뷰가 편견과 관련된 논란에 휩쓸리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게 피어리뷰 과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투명성-시간의 필요성
피어리뷰의 취소 및 사기 피어리뷰 관련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저널에서 특정 논문의 게재를 철회하는 경우에도, 피어리뷰어가 누구였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저명한 저널은 오픈액세스 피어리뷰 시, 절차를 따르지 않아 손해를 입은 연구자들로부터 항의를 받곤 합니다. 오픈액세스 출판 저널들과 저자들이 접점을 찾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합의점 찾기
기존의 불투명한 피어리뷰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이는 완벽한 오픈액세스 정책을 주장합니다. 독자들이 출판된 논문들을 직접 리뷰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의 익명성을 바탕으로 한 피어리뷰 과정이 사라지고 오픈액세스 리뷰만이 일반화된다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특정 리뷰어가 독자들로부터 더 선호될 수 있고, 해당 리뷰어는 자신의 명성을 위해 의도적으로 특정 논문을 부각 또는 비판할 수 있습니다. 피어리뷰의 익명성은 리뷰어의 논문 만을 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오픈액세스 리뷰는 논문 자체보다는 리뷰어가 더 주목 받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 피어리뷰 과정의 편향성을 극복함과 동시에 오픈액세스 리뷰도 객관성
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절충 방안이 모색되고 있습니다. 즉, 피어리뷰의 신원만이라도 독자들에게 공개하여, 피어리뷰 과정의 편향성을 극복하고 투명성도 높이자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