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 vs. 출판사들의 법적 분쟁
리서치게이트 (ResearchGate)는 연구자들를 위한 가장 큰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입니다.* 2008년 독일에서 시작되었으며 현재 1천3백만 이상 가입자를 갖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의 가입자들은 자기 페이지에 논문과 발표자료를 비롯한 다양한 자료들을 올려 공유합니다. 웰컴 트러스트(Wellcome Trust), 골드만 삭스, 빌 게이츠 등 저명한 펀딩 소스들로부터 현재까지 약 8천 7백만 달러를 투자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리서치게이트와 학술 출판사들 간에 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 원인은 리서치게이트에 저작권이 있는 유료 논문들이 무단으로 공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7년 10월 대형 학술 출판사인 엘스비어 (Elsevier)와 미국화학협회 (American Chemical Society)는 리서치게이트가 저작권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독일에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학술 출판사들은 수백만 건의 유료 논문들이 리서치게이트 이용자들간에 공공연히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소송이 있기 전 9월 15일에 과학, 기술, 의료 출판인국제연맹 (STM)은 140개 이상의 출판사들을 대표하여 리서치게이트가 유료 논문을 무단으로 공유하고 있다는데 우려를 표명하고 이를 개선하라고 요구한 바 있습니다. 요청한 개선 조치는 이용자들이 논문이 저작권이 있는지, 법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리서치게이트가 만들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리서치게이트는 자신들에게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컨텐츠에 대해 삭제를 요청하는 공식적인 고지를 하라고 했습니다. 다시 말해 수백만 건의 논문이 지적재산권을 침해했으면, 이를 일일이 리서치게이트에 공식적으로 삭제 요청하라는 것입니다. 출판사들 입장에서 현재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논문들 뿐 아니라, 앞으로 공유되는 논문들 중 문제가 될 수 있는 논문들에 대해 개별적으로 고지를 보내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여겨집니다.
리서치게이트 측은 사용자들에게 논문을 올릴 때는 출판사의 정책을 따라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유료 논문을 얼마나 올리는지를 감시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합니다. 출판사들은 러시치게이트가 이런 관행을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논문 공유는 리서치게이트의 핵심 서비스로 이를 통해 방문자수를 늘리고 광고를 유치하는 것이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소송 전망은 리서치게이트에 부정적입니다. 출판사들은 리서치게이트의 유료 논문 공유로 금전적인 피해를 본 것이 확실하므로, 리서치게이트가 저작권 있는 논문을 직접 삭제하고 피해를 보상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법적인 조치나 공식적인 요구가 위의 문제를 해결할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픈 액세스의 확산과 함께 연구자들 간에 논문 공유에 대한 인센티브가 존재하는 한, 어떤 방식으로든 이런 관행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연구자들이 저작권이 있는 유료 논문을 리서치게이트와 같은 사이트를 통해 공유하는 사례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7년 4월, 5천 명의 연구자들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7%의 연구자가 자신의 논문을 연구 커뮤니티에 올렸고, 60%의 연구자들이 출판사나 저널의 정책과 관계없이 자신의 논문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리서치게이트에서 임의로 추출한 500개의 논문 중에 392개가 오픈 액세스 논문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 중 일부는 선 출판(preprint) 논문 등 출판사가 공유를 허락한 논문이고, 약 50% 이상이 저작권을 위반한 논문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장기적인 해결방안으로는 소모적인 법적 분쟁 보다는 양측이 서로 협의하여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