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 S의 노력-대학교는 학술지 구독을 멈춰라.

혹독한 전자 저널 구독료, 돈 없으면 연구 못 하나

전자 저널의 구독료에 관한 논의가 아주 뜨겁습니다. 유럽은 오픈엑세스 저널에만 논문을 투고하는 방식의 플랜 S를 도입하려 강경한 준비를 하고 있고, 미국의 캘리포니아 일부 대학에서도 전자 저널 대형회사인 엘스비어 등과의 마찰 및 협상이 아주 뜨겁게 이뤄지고 있지요. 이것은 비단 유럽이나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저널 구독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연구자 두 명의 목소리를 빌려 중국의 저널 현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리나: 전 지금 소재 과학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오픈엑세스라는 것은 사실 몇 번 논문을 찾을 때만 슬쩍 본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연구에 아주 중요한 논문을 발견해 도서관을 통해 읽으려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항상 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면 웬만한 논문을 다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구독을 취소하여 논문을 못 읽게 되었어요. 너무나 많은 돈이 구독료로 들어가고 있는데, 이번에 또 가격이 올라 구독을 포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연구를 진행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데 아주 중요한 논문이라 난감했었죠. 결국엔 사비로 돈을 내서 논문을 읽긴 했지만, 한 논문에 너무 많은 돈을 들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른 논문을 찾을 때, 아니면 새로운 연구를 해서 논문을 많이 읽어야 할 때 어떻게 할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어요. 연구의 동력이 논문이고, 다른 논문을 통해 아이디어를 얻는 경우도 많은데, 이러다가 연구 자체가 어려워질까도 걱정입니다.

강경한 대학교들의 대책과 OA를 향한 열망

하오위: 대학교의 저널 구독 취소는 비단 여기 우리 대학교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바로 옆 나라인 한국에서도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대학들이 한국 주요 논문 저널 사이트 구독을 포기했고요. 이미 구독료가 너무 비싸서 한국 대학 도서관의 예산 대부분을 구독료에 내는 실정인데 세계 유명 저널사인 엘스비어를 포함해서 한국의 주요 저널사의 경우도 구독료를 매해 늘리고 있습니다. 더 크게는 세계 여러 나라도 구독료 때문에 도서관 예산 문제 등으로 구독을 포기하거나 논문의 오픈엑세스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미 거대 저널 기업의 과도한 구독료 때문에 논문을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오픈엑세스에 대한 열망이 아주 강해지고 있지요. 이미 독일의 세계적인 Max Plank 연구소를 포함해 유럽의 여러 나라가 엘스비어와 같은 거대 저널 회사를 상대로 꾸준히 협상하거나 구독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2020년까지 논문을 온라인상에서 공개하는 것을 목표로 큰 노력을 하고 있어요. 먼저 구독료를 내야 하는 저널 구독권을 전면 취소하는 것도 있습니다. 노르웨이도 최근 이런 움직임에 함께 했고요.

리나: 저도 최근에 본 적 있는 것 같아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엘스비어 구독권의 오픈엑세스 화를 위해 협의하고 협상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미 구독을 취소한 곳도 있고요. 이미 캘리포니아 측에서 어떻게 하면 논문을 오픈엑세스 할 수 있는지 정책적으로도 논의되고 있고요. 사실 논문 저자들이 저널 사이트에 논문을 기재할 때, 기재료를 꽤 많이 내고 있는데 왜 구독료를 더 내야 하는지는 의문이기도 합니다.

Zhiwang, 중국의 막다른 현실

하오위: 그런 의미에서 방금 말씀하신 것과 같이 중국의 저널 거대 기업인 지왕(Zhiwang)의 경우도 남 일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세계적 유행이 오픈엑세스를 지향하고, 어마어마한 논문 구독료로 골머리를 앓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우리 대학교의 경우도 지왕의 구독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너무나도 극심한 구독료 때문이었죠. 사실 지왕의 경우는 엘스비어보다 더 심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의 약 95%의 논문이 지왕에 올려져 있으니까요. 그래서 학생들이 예컨대 7위안짜리 논문을 사야 할 때 50위안의 보증금을 내고도 돌려받지 못하는 악행을 스스럼없이 저지르는 것 같기도 해요. 이 기업의 구독권은 연구를 위해선 선택이 아니라 필수기 때문이지요. 정말 첸 롱강(Chen Ronggang)이 그의 글에서 말했듯, “모든 일은 저자, 리뷰어, 에디터가 다 하고 수입은 학술지 사이트가 다 가져가는” 식인 거에요.

리나: 답답한 것은 지왕이 사실 중국 정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는 공적 성격의 기업이라는 거에요. 지왕은 본래 중국 대학교에서 시작한 저널 사이트로, 이후 CNKI(중국국립지식인프라자원, China National Knowledge Infrastructure)의 일원으로 중앙 정부의 지원을 많이 받고 큰 기업입니다. 본래 학술계의 더 많은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기업인 거에요. 그런데 오히려 중앙정부의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자라난 기업이, 공적인 역할을 한다는 미명하에 너무나도 악독한 사기업과 같은 행보를 하고 있으니 참담한 심정이에요.

플랜S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리나: 중국에서 몇몇 대학교가 이미 지왕의 구독권을 포기하려고 하거나 이미 포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지왕을 개혁하고자 한다면 플랜 S를 참고해도 될 것 같습니다. 플랜 S는 유럽의 주요 자금 기구 11개에서 만든 Coalition S가 만든 것으로, 어떤 연구든 이들 기구에서 연구비를 지원받았다면 논문을 오픈엑세스 플랫폼에 기재해야 하는 운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어요. 2020년부터 효력이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부분적인 오픈엑세스는 포함하지 않아 전면적인 논문의 대중 공개화에 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픈엑세스는 그저 논문을 구독료를 내는 특정 대학이나 기업, 개인에게만 공개하지 않고, 공공에 공개한다는 개념만을 얘기하는 것이지만, 플랜 S는 실질적으로 연구의 주요 지원책이 공식적으로 강요하는 정책이기에 더 실질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겠어요. 지왕은 중국 정부에서 대부분의 지원을 받는 만큼, 중국 정부가 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플랜 S를 참고해 큰 변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오위: 리나씨 말씀대로, 중국의 경우는 꽤 특이합니다. 지왕이 거의 모든 논문의 공개권을 쥐고 있을 뿐 아니라, 지왕이 대부분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으니까요. 플랜 S와 비슷한 방법을 도입한다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플랜 S는 주로 유럽 쪽에서 논의되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플랜 S보다는 그린 오픈엑세스, 골드 오픈엑세스라는 두 다른 방법이 논의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그린 오픈엑세스가 전면적인 논문의 오픈엑세스로, 그 비용을 논문을 기재하는 저자도 부담하지 않는 것이고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것이라고 해요. 골드는 이와 다르게 논문 공개 및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전면 혹은 일부 논문 기재 저자들이 기재료를 통해 함께 부담하는 형식이죠. 플랜 S와 더불어 오픈엑세스 저널을 유지하는 방법을 이와 같은 미국의 논의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나: 맞아요. 중국의 경우 정부의 지원이 많은 만큼, 정책적으로 강경하게 지왕을 개혁하는게 가장 근본적인 문제인거 같기도 합니다. 그린 오픈엑세스, 골드 오픈엑세스, 그리고 플랜  S 모두 어느정도의 정부의 정책적 강요와 지원은 필수적이니까요. 또 논문을 작성하고 세상에 공개하는데 수많은 연구자들과, 리뷰어들 그리고 에디터들이 정말 큰 노력을 기울입니다. 단지 거의 독점에 가까운 논문 및 학술지 사이트의 행패로 미래 과학자들과 연구자들의 앞길을 막는 것은 더 없길 바랍니다.  특히 저널 구독에 대한 불만과 어려움이 세계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질적인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플랜 S와 같은 좋은 정책이 하루빨리 자리 잡고 모든 논문이 오픈엑세스로 대중들에게 무료로 공개되길 바랍니다. 그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의 보상 없는 수고를 착취하여 오히려 논문 저널 회사들의 사리사욕을 과도하게 채우는 이기심은 더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하오위: 또한, 중국은 요즘 생명과학뿐 아니라 기타 과학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지위를 가져오기 위해 많은 과학 인재 및 기술개발에 큰 투자를 하고 있어요. 연구의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과학 연구를 통해 닦은 기반을 철저하게 이해하는 것이지요. 과학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인 논문을 사업수단보다는 더 공적인 것으로 이해하고 정부와 기업들이 함께 뜻을 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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