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 컨소시엄, 엘스비어사 논문 구독료 4.5% 인상안 타결

2018년 1월 12일, 300여 곳의 한국 대학이 속한 컨소시엄이 학술 출판사 엘스비어(Elsevier)사와 구독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로써 3,500개의 학술지와 수천 권의 전자책이 담긴 데이터베이스인 사이언스다이렉트(ScienceDirect)를 대학에서 계속 열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컨소시엄은 3.5%에서 3.9% 정도의 가격 인상을 주장했지만, 엘스비어가 주장한 4.5% 인상안에 결국 합의하게 되었습니다.

학계 구성원의 반응은 긍정적이진 않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엘스비어 (Elsevier)가 시장 지배력을 악용하고 있으며, 필요한 저널만을 구독하는 것이 아닌, 다수의 저널을 패키지로 거래한 것을 비난하는 이도 많았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함께 컨소시엄을 이끈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이창원 사무총장은 “불필요한 디지털 컨턴츠 구독권에도 비용을 지급해야 하는 편파적인 제도”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황인성 책임연구원의 의견에 따르면, 한국 대학은 지난 수년간 엘세비어사가 요청한 구독료 인상분을 계속 받아 들여왔으며, 예산 압박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대학 컨소시엄은 협상 시한 마감일이었던 1월 12일이 다가오자, 논문 열람이 당분간 중지될 수도 있으니 꼭 필요한 논문은 미리 다운로드하라는 등 협상 실패까지 염두에 둔 모습이었습니다.

또한, 이는 한국 대학만의 문제도 아니며, 2017년 학계의 불명예스러운 일을 다룬 이전 기사에서와같이 독일의 200여 개 대학도 비슷한 상황으로 인해 높은 인상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적이 있습니다. 엘스비어는 협의가 되지 않자 일방적으로 논문 열람을 차단하였고, 몇주간 접속이 불가한 상황에 처했습니다.

한국 대학 컨소시엄은 이러한 문제 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준비를 했지만, 출판사가 열람을 차단할 경우 큰 문제가 되기에 제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각 대학이 개별적으로 출판사와 협상할 경우, 지나치게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소요되고 가격 협상 또한 불리하기에 한국의 300여 대학은 지난 5월 컨소시엄을 만들어 42개의 저널, 논문 제공사와 협상을 벌여왔습니다. 도서관 관계자 대부분은 사이언스다이렉트의 연간 구독료가 가장 비싸다고 여기고 있으며, 120여 개 대학의 평균 연간 예산이 약 15억 원인데, 엘스비어사에 지급하는 금액이 3.5억 원을 넘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엘스비어사와의 향후 계약조건을 현재보다 개선하기에는 공급사인 엘스비어사의 시장 점유력이 너무 크고, 논문 열람이 불가할 경우 당장 수많은 연구 진행에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국 대학 컨소시엄은 아직 다른 주요 출판사 여러 곳과도 합의를 마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번 엘스비어사와의 구독 계약이 안 좋은 선례로 남게 될지, 향후 추진될 협의 과정에서는 조금 더 긍정적인 방안이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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